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서 KA쇼, 그리고 벨라지오의 밤까지
라스베이거스는 하루하루가 스트립의 화려함과 다운타운의 오래된 정취를 오가며 채워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하루를 정리해본다 — 다운타운을 걷고, 저녁엔 KA쇼를 보고, 밤에는 벨라지오 분수(Bellagio) 앞에 서 있던 하루다. 다운타운, 과거의 얼굴을 한 도시 스트립에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기 전, 라스베이거스의 중심은 다운타운이었다. 80년대 이전 이 도시의 호텔 문화는 사실상 다운타운의 역사와 같은 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 호텔들은 하나같이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다. 가장 최근에 생긴 곳은 2020년 말 문을 연 서카 리조트 앤 카지노. 성인 전용 콘셉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북, 화려한 루프탑 수영장까지 갖추면서 다운타운이 더 이상 "낡은 동네"가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었다. 40도에 육박하는 열기 속에 Deuce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Golden Nugget. 약 1,900개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50년 가까이 다운타운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곳이다. 수영장 한가운데 상어가 헤엄치는 수족관이 있고, 그 수족관을 관통하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기프트숍 앞에는 1980년 호주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순금 덩어리 "Hand of Faith"도 전시돼 있었다. 사람 머리만 한 크기에 27kg에 달한다니, 부자의 기운이라도 좀 받아 가려는 마음으로 한참을 들여다봤다. 호텔 근처 Binion's도 잠깐 들렀는데, 이곳을 세운 비니온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꽤 파란만장했다. 어릴 적부터 도박을 배우고, 훗날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다 우여곡절 끝에 이 호텔을 세웠다는 사연이다. 한때는 100만 달러 현금을 전시해 화제가 됐었다는데, 지금은 철거돼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진짜 카지노"를 찾는 겜블러들 사이에서는 명소로 통한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