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ki Dugway 절벽길에서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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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서클 여정 중 하루는 Monticello에서의 하룻밤으로 시작해, 아찔한 절벽길 모키 듀그웨이(Moki Dugway) 를 넘고, Mexican Hat을 지나 마침내 영화 속 그 도로, Forrest Gump Road에서 마무리됐다. 몬티첼로의 조용한 밤 몬티첼로로 가는 길에 Moab의 City Market에 들러 과일과 음료를 챙겼다.  한 시간쯤 더 달려 도착한 Inn at the Canyons는 이미 방이 꽉 차 있었고, 예약 없이 왔다가 방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몇 보였다.  주택이 열 채 남짓한, 정말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  밖을 좀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여독이 쌓여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전국 체인은 아니었어도 객실은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기름을 채우고 다시 출발했다.  이번 여행 동안 주유는 총 여섯 번 정도 했는데, 기름값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다만 신호 없이 쭉 뻗은 도로 덕분에 연비는 꽤 좋았을 거다.  대부분 카드로 결제하는 분위기였는데, 한 번은 50달러 지폐를 냈더니 위조지폐인지 확인하려는 듯 불빛에 비춰보기도 했다.  시골 동네에서는 100달러짜리는 아예 안 받는 곳도 있다고 한다. 모키 듀그웨이, 절벽 위의 아찔한 드라이브 95번 도로를 타고 모키 듀그웨이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30분을 달려도 오가는 차가 한 대도 안 보였다.  시원한 공기와 탁 트인 풍경 속을 신나게 달리는데, 중간중간 방목 중인 소들이 갑자기 도로에 나타나 놀라기도 했다.  주인이 있을 텐데 이런 인적 드문 곳에서 방목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모키 듀그웨이는 유타 남동부의 급경사 비포장 도로로,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전망대에 서니 사방이 그야말로 광활했다.  기암괴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멀리 모뉴먼트 밸리 일부까지 보였다.  정상 부근에...

아치스 국립공원의 델리키트 아치, 그리고 모압의 오프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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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토스트와 커피로 아침을 때우고 Green River를 출발해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 으로 향했다.  하필 Memorial Day 3일 연휴와 겹쳐서, 사람이 얼마나 몰릴지 내심 걱정이 됐다. 아치스 국립공원, 2천 개가 넘는 자연의 조각 40분쯤 달려 공원 입구에 다다랐는데, 도로 표지판이 좀 헷갈려서 순간 당황했다가 다행히 유턴해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Moab에 자리한 아치스는 유타주를 상징하는 국립공원이다.  309제곱km 면적 안에 자연적으로 생긴 천연 아치가 2천 개 넘게 흩어져 있다.  192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가 1971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고, 그중에서도 유타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게 바로 Delicate Arch다. 아치 사이 구멍이 1m도 안 되는 작은 것부터, 높이 100m에 두께 5m에 달하는 Landscape Arch 같은 초대형까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다.  구멍 지름이 1m 이상이어야 공식 목록에 오른다고 하니,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아치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 지역에 유독 아치가 많은 이유는 물과 바람의 끈질긴 침식 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3억 년 전 이곳에 바닷물이 들어와 두꺼운 사암층이 쌓였고, 물이 마르면서 드러난 소금 퇴적층과 사암이 1억 년 넘는 세월 비바람에 깎이며 지금의 모양이 됐다.  힘을 많이 받은 중앙부가 얇아지며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이 점점 넓어져 가장자리만 아치 모양으로 남은 것이라고 한다. 특히 바위 틈에 스민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침식을 가속시켰다고 한다. Delicate Arch까지, 4.8km 트레킹 Utah의 상징 같은 이 아치는 직접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서둘러 트레킹에 나섰다.  입구부터 차량이 줄지어 있는 걸 지나쳐 곧장 Wolfe Ranch 주차장으로 향했다.  연휴라 트레킹 인파가 많을 것 같아 조급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1...

I-70 하이웨이의 추억, 그리고 캐년랜드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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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는 그린 리버였다.  유타 24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니 어느새 I-70 하이웨이로 접어들었는데, 낯익은 도로 이름에 마음이 잠시 요동쳤다. 감회가 새로운 I-70 I-70은 서쪽 유타(Utah)주 코브 포트에서 동쪽 메릴랜드주 볼티모어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약 3,465km에 달하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긴 주간고속도로다.  덴버,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폴리스, 콜럼버스 같은 주요 도시들을 관통하며 미국의 심장부를 가로지른다. 오래전 미주리(Missouri) 에서 유학하던 시절, 아내와 함께 뉴욕이나 세인트루이스, 덴버로 다닐 때 자주 타던 도로가 바로 이 I-70이었다.  그때 이 길 위에서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기억이 있다.  한 번은 덴버(Denver) 록키산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으로 가던 길, 아내에게 운전을 맡기고 옆에서 졸다가 차가 한 바퀴 빙그르 돌며 도로 옆으로 처박힌 적이 있다.  다행히 차가 전복되지 않고, 5미터 간격으로 세워진 쇠막대 사이로 정확히 빠져 들어가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했다.  또 한 번은 미주리에서 뉴욕으로 이사하던 겨울, 폭설 속에서 차가 미끄러져 고속도로 왼쪽으로 처박혔었다.  마침 지나가던 국립공원 순찰대가 발견해 견인차를 불러줘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이 I-70을 다시 달려보는 것이었다.  채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구간이었지만 감회가 남달랐다.  예전 미주리 구간의 제한속도는 55마일이었는데, 이곳은 80마일이었다.  아내와 옛 추억을 나누며 달리다 보니, 이대로 이틀만 더 가면 한때 우리가 살던 미주리에 닿을 수 있겠다는 부질없는 생각도 스쳤다.  언젠가 구글 지도로 예전 살던 집을 찾아봤을 때, 그 집이 그대로 사진에 남아있어 뭉클했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조용한 마...

캐피톨 리프의 절경에서 고블린 밸리의 버섯 바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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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아웃도어 천국 Moab으로 향한다.  그 전에 오늘은 큰 기대 없이 지나가듯 들르기로 했던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Capitol Reef National Park) , 그리고 이름부터 독특한 고블린 밸리 주립공원을 하루 안에 담았다. 기대 없이 마주한 캐피톨 리프 Capitol Reef National Park은 유타의 5개 국립공원 중 가장 늦은 1971년에 지정된 곳으로, Canyonland와 함께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Bryce에서 UT-12번 도로를 따라 Arches나 Canyonland로 이동하는 길에 잠시 거쳐 가는 공원 정도로만 알려져 있고, 유타 국립공원 중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을 관통하는 UT-24번 국도는 강물의 침식이 빚어낸 기암절벽과 첨탑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Scenic Drive다.  도로 근처엔 몰몬교 개척자들이 살았던 학교, 농장, 대장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방문자 센터 인근에는 고대 원주민이 새긴 암각화도 볼 수 있다. Grand Canyon이 장엄하지만 가까이 접근하긴 어렵고, Bryce Canyon은 접근은 쉽지만 섬세한 느낌이라면, Capitol Reef는 가까운 거리에서 웅장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다.  그만큼 웅장한데도 외진 위치 때문에 방문객은 적은 편이라고 한다.  방문자 센터에서 지도를 받아 들고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구불구불한 비포장길이 이어져 있었다. 굴뚝을 닮은 바위, Chimney Rock 방문자 센터에서 서쪽으로 5km쯤 달리니 도로 옆으로 122m 높이의 사암 바위가 우뚝 서 있었다.  기차 화통을 닮았다 해서 Chimney Rock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전망대엔 간이 화장실이 있고, 6km 정도의 완만한 루프 트레일을 따라 Waterpocket Fold라는 침식 지형도 관찰할 수 있었다.  코너를 돌 때...

브라이스 캐니언과 그리고 시닉 12번 도로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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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Kanab에서 묵고,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브라이스 캐니언(Bryce Canyon National Park )  이었다.  첨탑처럼 솟은 후두(Hoodoo)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장관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이 빚어낸 수만 개의 첨탑 브라이스 캐니언은 반원형 극장들이 모여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 안을 채운 수만 개의 뾰족한 첨탑이 모두 물의 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때 바닷속에서 토사가 쌓여 형성된 암석이 지반과 함께 솟아올랐고, 이후 빗물이 무른 부분을 다시 씻어내며 비교적 단단한 부분만 남아 지금의 첨탑들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1년 중 200일 가까이 밤엔 얼고 낮엔 녹기를 반복하는 이 지역의 극단적인 기온차가 바위에 균열을 만들고, 결국 갈라지고 깨지며 후두를 빚어낸다고 한다.  반원형 극장의 가장자리는 50년마다 약 30cm씩 후퇴하고 있다니, 지질학적으로는 상당히 빠른 속도라고 한다.  해발 2,100m 안팎의 공원 하부엔 향나무가, 2,000m대 전망대 주변엔 소나무가, 3,000m 정상부엔 전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어 고도에 따라 식생도 뚜렷이 달라졌다. 1923년 준국립공원으로, 1928년엔 정식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이곳은 남북으로 34km나 이어지는 긴 지형인데도 도로가 잘 포장돼 있어 13개 전망대를 둘러보기 어렵지 않았다.  Annual Pass와 여권을 함께 보여주고 입구를 통과하는데, 레인저의 순박한 미소가 여행의 설렘을 한층 더해줬다. 가장 높은 곳, 레인보우 포인트 이번엔 가장 먼 포인트부터 먼저 보고 나오는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제한속도 35~45마일 구간을 30분 넘게 달려 도착한 레인보우 포인트는 브라이스에서 가장 높은 2,778m 지점이었다.  눈앞의 풍경을 어떤 사진이나 글로도 절반조차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이곳에선 브라이스 전체 전망과 함께 동쪽의 층계 지형이 한눈에 들어왔는데, 맨 위는 핑크색...